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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문고12] 김헌 교수의 ‘인문학의 뿌리를 읽다’

[진중문고12] 김헌 교수의 ‘인문학의 뿌리를 읽다’

등록일자: 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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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진중문고 책을 소개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이번에는 서울대학교에서 서양고전 열풍을 이끈 김헌 교수가 쓴 ‘인문학의 뿌리를 읽다’의 책장을 함께 넘겨보겠습니다. 김동희 기자가 소개합니다.

‘인문학의 뿌리를 읽다’는 서양고전학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고전을 읽으며 얻은 메시지와 교훈들의 기록으로, 김 교수가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실었던 글을 재구성해 엮었습니다.

김헌 교수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고전은 시간의 흐름을 버틴 책이다. 시간이 흐름에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책이다.

책은 마치 평소와 다르게 생각해보도록 저자가 질문을 건네는 것 같습니다.

김헌 교수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처음에는 일단 호의적인 태도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태도가 필요하고
이야기나 메시지가 갖고 있는 허점은 없을까…비판적으로 봐야
그럼 반드시 문제점이 있고, 문제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새로운 대안이나 세계, 사건, 메시지를 상상하게 되죠.

저자는 역사적으로 무언가를 추적할 때, 그리고 지금 시대를 살아갈 때 중요한 개념으로 로마인들이 사용했던 ‘모방’과 ‘경쟁’을 말합니다.

로마인들은 그리스에서 만든 책이나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접하면서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을 따라하면서도 그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김헌 교수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그런데 이 부분은 그게 아니지 않을까? 로마의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 이 부분은 이렇게 가야 한다…그리스 고전을 그대로 모방하는 게 아니라 경쟁상대로 놓고 자기 것을 만들어 나갔던 거죠.
모방과 경쟁은 로마인들이 그리스 문명을 받아들인 방식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수준에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접하는 것에 대해 그런 태도를 취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서양에서 우화의 전설로 꼽히는 아이소포스.

흔히 이솝으로 알려진 그는 노예였지만 자신의 지혜로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그 이야기는 왕이나 군주와 같은 지도 정치자들에게 지침이 되곤 했습니다.

저자는 이솝 우화 중 하나인 ‘토끼와 거북이’가 현혹의 우화이자 위험한 우화라고 말합니다.

김헌 교수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토끼에게 유리한 경기잖아요. 여기에 사람들이 불만을 터뜨릴 때 토끼와 거북이를 봐라. 거북이처럼 자기 비하하지 말고 열심히 할 생각해. 모든 건 자기 노력의 탓이지 사회의 탓이 아니야. 제도의 탓이 아니고 시스템의 탓이 아니야. 그러면 그런가 보다…수긍한단 말이에요? 불공정한 경쟁 구도와 시스템이 있는데, 그 시스템을 공정하게 바꾸려고 하는 노력을 무마시키는 도구로 사용되는 거예요. 우화라는 게 정치적으로 활용된 거죠.

그러면서 저자는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가 정해져 있다고 이해하고 매몰되지 말고 자기만의 창의적인 생각을 해보길 바랐습니다.

이를테면 거북이는 왜 질 게 뻔한 경쟁에 뛰어들었을까, 토끼에게 수영시험을 제안하면 되지 않을까. 토끼도 질 게 뻔한데 왜 자기의 패배를 확인하러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갔을까를 상상해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저자는 군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서양 고전의 가치관으로 어떤 걸 꼽았을까?

김헌 교수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정의’라는 것, 플라톤의 얘기인데요. 내가 서야 할 자리에 굳건히 서서 그 일을 하는 것.
‘용기’도 그렇게 정의해요. 내가 내 자리를 지키고 물러서지 않는 것. 두려워하지 않는 것.
‘Carpe Diem(카르페 디엠)’. 그날을 즐겨라로 알고 있는데, ‘carpe’가 사과를 따다, ‘diem’이 날이라는 뜻입니다. 하루하루를 사과를 따듯 따서 먹으라는 말인데.
군 생활이 하루하루 주어지는 데 이걸 따먹는 무엇이 아니라, 나에게 쓴 못 먹을 거라고 생각하면 즐길 수가 없는 거잖아요.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면서 거기에서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라…이걸 되새겨보면서 지내면 군 생활을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독자들에게 인생을 함께할 수 있는 책을 꼭 찾아보길 바랐습니다.

김헌 교수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소
나이가 많아져서 내가 70대에 다시 읽어보니 라면서…자기가 살아온 삶을 자신과 함께 동반자처럼 걸어왔던 그 책을 읽었던 독서의 역사로 얘기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삶은 굉장히 풍부할 거라고 생각해요.

고민이 많고 지혜가 필요할 때 옆에 두고 읽을 만한 책. ‘인문학의 뿌리를 읽다’입니다.

국방뉴스 김동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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